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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태학 및 환경

나무 심기의 딜레마 – 생태계 서비스에 가해지는 의외의 위협

by 버드날다 2025. 4. 18.

 

 

 지구 온난화를 막기 위해 나무를 심는 일은 이제 누구나 알고 있는 대표적인 친환경 활동입니다. 기업들은 탄소 배출을 상쇄하기 위해 조림 사업에 앞다투어 나서고 있고, 각국 정부도 넓은 면적에 걸쳐 조림 계획을 세우고 있습니다. 그러나 나무를 심는 모든 행위가 언제나 자연에 이로운 것일까요?

 최근에는 단일 수종 위주의 조림, 기존 생태계 교란, 물 부족 악화 등, 잘못된 나무 심기가 오히려 생태계 서비스에 악영향을 주고 있다는 경고가 제기되고 있습니다.

 이 글에서는 ‘좋은 의도’로 시작된 나무 심기가 왜 위협이 될 수 있는지, 그리고 지속 가능한 조림이 되려면 어떤 기준이 필요한지를 분석해 봅니다.

나무 심기의 딜레마 – 생태계 서비스에 가해지는 의외의 위협

1. 나무 심기는 무조건 선일까?

 나무는 탄소를 흡수하고, 산소를 배출하며, 기후를 안정시키는 기능을 합니다. 이 때문에 조림은 많은 사람들이 ‘기후 위기를 해결할 열쇠’로 인식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 단순한 접근이 때로는 생태계를 왜곡시키기도 합니다.

 특히 문제가 되는 경우:

  • 사막화 지역에의 무리한 조림
  • 외래종을 통한 인공 숲 조성
  • 단일 수종의 대량 식재(모노컬처)
  • 원래의 생태계를 제거하고 나무를 심는 행위

2. 생태계 서비스란 무엇인가?

 생태계 서비스(Ecosystem Services)는 자연이 인류에게 제공하는 유·무형의 혜택을 말합니다. 대표적으로 다음과 같은 4가지 유형이 있습니다.

  1. 공급 서비스 : 식량, 물, 연료, 약초 등
  2. 조절 서비스 : 기후 조절, 홍수 조절, 수질 정화
  3. 지지 서비스 : 토양 형성, 영양분 순환, 생물 다양성 유지
  4. 문화 서비스 : 관광, 정신적 치유, 정체성 형성

 나무 심기로 인해 특정 지역의 생물 다양성이 사라지거나 수자원 순환이 망가지게 되면, 생태계 서비스 전체가 붕괴될 위험이 있습니다.

3. 나무 심기가 생태계에 미치는 의외의 부작용

① 외래종 도입의 문제

 빠르게 자라며 관리가 쉬운 유칼립투스, 아카시아 같은 외래종이 자주 활용되지만, 이들은 토종 식생을 밀어내고, 토양 산성화 및 수분 흡수를 통해 지역 생태계를 파괴합니다.

② 단일 수종 식재(모노컬처)의 위험

 경제성을 이유로 한 종류의 나무만 대량으로 심는 경우,

  • 해충에 취약
  • 탄소 흡수 한계
  • 토양 질 저하

등의 문제가 발생하며, 이는 산불이나 병충해 발생 시 전체 숲이 무너지는 위험으로 이어집니다.

③ 물 부족 유발

일부 조림 사업은 건조지역에 많은 수분을 필요로 하는 수종을 심는 실수를 범하게 됩니다. 결과적으로 지역 하천이 마르거나, 농업용수와의 경쟁이 발생해 오히려 지역 주민의 생계를 위협하게 됩니다.

4. 조림보다 더 중요한 것 – 복원과 유지

 최근 환경 전문가들은 무작정 나무를 심기보다, 기존 생태계의 복원과 유지가 더 중요하다고 강조하고 있습니다.

  • 기존 자연림을 보호하는 것이 탄소 흡수율이 더 높음
  • 숲의 생물 다양성이 높을수록 생태계 안정성이 증가
  • 적응 수종과 지역 토착 수종 중심의 조림이 지속 가능성을 높임

 즉, 나무를 ‘심는 것’보다 어떻게, 어디에, 무엇을 심느냐가 핵심이 되겠습니다.

5. 현명한 나무 심기를 위한 가이드라인

  • 지역 토착 수종 사용
  • 지역 물 자원의 양 고려
  • 단일 수종이 아닌 혼합 식재 권장
  • 생물 다양성 보전 우선
  • 산불, 해충 대비 관리 계획 포함

 국가, 기업, 개인이 이런 기준을 바탕으로 조림에 나선다면, 진정한 의미의 친환경 활동이 될 수 있습니다.

결론

 “나무를 심는 건 언제나 좋은 일이다.” 이 말은 반은 맞고, 반은 틀린 것입니다. 우리가 지향해야 할 것은 무조건적인 조림이 아니라, 생태계와 조화를 이루는 복원 중심의 녹화입니다. 탄소 중립을 위한 조림은 반드시 지역 생태계 서비스의 지속 가능성을 고려해야 하며, 자칫하면 ‘착한 의도’가 ‘환경 파괴’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건 더 많은 나무가 아니라, 더 지혜로운 나무 심기입니다.